머신러닝, 인공지능, 딥러닝... 바야흐로 데이터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학부시절 빅데이터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후 꾸준히 데이터에 대한 관심은 있었으나, 딱히 깊이있게 공부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그러던 내가 3년차 브랜드 마케터가 아래 세가지 이유로 데이터 과학, 그것도 석사 과정을 지원하게 되었다.
하나. 데이터는 앞으로 더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마케팅에서 앱서비스, 디지털 매체를 관리하며 소비자에 대한 정보를 소름돋을 수준까지 획득할 수 있음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광고를 집행한 후 잘되면 내 덕, 안되면 다른 “논리적인” 이유를 찾기 급급했던 전통 마케팅?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바로 다음날 (떨리는 마음으로) 실시간 반응/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시대가 아닌가!
백날 회의실에 둘러앉아 고객의 니즈를 고민하고, ‘너는 이게 필요해!’라는 브랜드 메세지를 살포해 보아야, 멤버십 앱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고객군을 실시간 분류하고, 이들의 구매 타이밍을 먼저 예측하여 개인화된 메세지를 보내는 머신러닝의 효과성은 당해낼 재간이 없다. 한 두 “마케팅 전문가”의 논리적인 판단이 아닌 컴퓨터의 데이터 기반 실시간 의사결정이다.
이때부터였을까? 기존의 성공공식인 '과거 성공사례' 및 '논리적 틀’ 만으로는 (필요없다는 것이 아니다) 더이상 기업도 개인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종합하자면, 오직 논리적 가설에 의존하며 고객을 대상으로 실험하기 급급한 마케터는 더욱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믿으며, 오직 데이터로써 ‘통계적으로 타당한' 의사결정을 해낼 줄 아는 마케터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다.
둘. '진짜' 데이터 전문가가 되고 싶다
제목이 조금 자극적이지만, 표면적인 데이터를 훑어보고 '나는 데이터 분석을 잘해'라며 떠드는 속 빈 강정같은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았다. 평균, 빈도, PIVOT 등 컴활 2급 정도의 표면적인 분석력을 데이터에 대한 전문성으로 인식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인 여자친구의 마음 하나 제대로 읽어내지 못해 혼나기 일쑤인데,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한 사회현상인 비즈니스를 과연 그렇게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최소한 인간의 단편적인 해석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고차원 모델링 및 최적화를 통해 ‘일부’라도 간신히 볼 수 있는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따라서, 결국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주체는 컴퓨터가 될 가능성이 크고, 이 역학(머신러닝)관계의 본질을 가장 잘 이해하고 레버리지하는 전문가만이 성공적인 ‘데이터 분석’을 할 것이다. 엑셀을 하지 못해 회사 내 입지를 잃는 기성세대와 같이, 데이터 전문성이 본인의 경쟁력으로 극명히 귀결되는 때가 올 것이라 믿는다.
셋. Now or Never ! 지금 아니면 다시는 엄두내지 못할 것 이라는 불안감
비즈니스 리더가 목표이다. 이를 위해 저연차 사원일 때 자기계발에 매진하고 싶었고, 회사와 병행할 수 있는 옵션 중 아래 두가지를 생각해 보았다.
AICPA - 미국 회계사 시험
장: 자격증이 담보하는 공신력. 선례 및 리소스가 많다.
단: 미국에 가서 시험을 치뤄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할 뻔 했다)
MS. in Data Science - 데이터 과학 석사 (보통 공학 석사)
장: 장기적 유망함 및 희소성. 해외취업 용이성. (30대 중반 해외 테크밸리에서 일하는 것이 목표이다)
단: 리소스가 제한적이다. 경험 자체가 없는 분야이다.
수반되는 비용까지 비슷한 상황에서, 결국 최종 선택 이유는 '지금 아니면 다시는 엄두내지 못할 것' 이었다.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며 여러차례 접했던 회계와 달리, 데이터 과학은 컴퓨터 공학 지식이 전무한 나에게 크나큰 도전이자 두려움이었다.
이상한 생각이지만 회계사는 나중에 필요하다면 공부를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반면, 석사의 경우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저 연차때가 아니면 언제 또 해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데이터 석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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